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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리턴즈> 짠내나는 가장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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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회 작성일 25-06-25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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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의 코미디 영화 리뷰

<탐정: 리턴즈>는 추리 만화광 일반인, 휴직상태 전설의 형사, 그리고 전직 사이버 수사대 에이스가 하나의 큰 사건을 해결하는 영화다. 강대만과 노태수가 탐정 사무소를 개업하고 처음 찾아온 여성은 약혼자의 죽음이 어딘가 이상하다며 의뢰를 맡긴다. 약혼자는 과일을 사러 집을 나간 뒤에 근처 기찻길에 뛰어들어 자살한 채로 발견됐는데, 그렇게 허무하게 자살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결말부터 말하자면 자살인줄 알았던 김재민은 그가 자랐던 보육원 원장에게 납치 당했었고 전직 의사였던 보육원 원장이 보육원 출신 아이들을 대상으로 행하던 불법 장기이식 수술의 희생자가 될 예정이었…지만, 우리의 형사들과 여치의 활약으로 가까스로 수술을 막고 원장과 그 일당을 경찰에 넘긴다. 사실 탐정들이 등장하는 영화는 큰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주된 줄거리이기 때문에 약혼자가 실종됐다며 탐정 사무소에 찾아온 여자가 그 사건을 제공하는 역할이겠거니 했다.

노태수와 권상우

나도 나름 오리엔트 특급 살인, 나일 강의 죽음, 셜록, NCIS, 13월의 천사 등 추리물을 좋아하고 어느 정도 접해봤기 때문에 혼자서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약혼자는 사실 죽은 것이 아니라 보험금을 노린 사기극이 아닐까? 여자가 약혼자를 죽인 것이 아닐까? 약혼자가 자살한 것처럼 꾸며서 사실 바람을 피우는 건가? …이런 식이었다. 그러나 영화의 세계는 나의 상상력으로 간파될 만큼 호락호락 하지 않았다. 김재민이 자랐던 보육원의 원장은 “어차피 사회에 나가면 쓰레기로 살다 죽을 아이들입니다. 죽기 전에 훌륭한 사람들 살리고 가는 것이 더 옳은 일 아니겠습니까.”라는 신념을 가진 어마무시한 악당이었다. 탐정 둘이 수사 초반에 보육원을 방문했을 때 원장이 악역이라는 힌트를 여기저기서 보여주고 있었지만, 고아들을 이용해서 장기적출을 하는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보육원 아이들의 식단이 모두 달랐던 것은 아이들이 성인이 됐을 때 제공할 장기들의 상태를 최고로 유지시키기 위함이었고, 보육원 제단에 포함된 병원에서는 보육원에서 자란 아이들의 장기를 이식하는 수술이 이뤄지고 있었다.

이런 굵은 스토리 외에도 하나가 더 있었는데, 바로 “아내에게 잘 보이고자 노력하는, 짠내 나는 가장들” 이었다. 강대만과 노태수는 둘 다 가족이 있었는데, 강대만은 탐정을 하기 위해 운영 중이던 자영업을 접은 사실을 들키며 아내에게 언제 철이 들거냐며 구박을 받고, 2계급 특진을 마다하고 탐정 사무소를 차린 노태수는 술에 취해 아파트 복도에서 “대만아 사실 나 우리 집에서 왕따다.”라고 말한다. 가장들이 일과 가족들 사이에서 힘들어하는 것은 영화, 드라마, 소설의 단골 소재이기 때문에 신선함은 없었지만 <탐정: 리턴즈> 특유의 캐릭터들과 감독의 재미있는 연출들로 식상가능한 소재를 유쾌하게 다뤘다는 느낌을 받았다. 영화가 사건 해결이 6, 두 가장의 짠내스토리가 4의 비중으로 구성된다고 생각하는데, 사건 해결은 그 소재가 신선했고 가장들의 이야기는 감독의 연출과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으로 상영 시간 내내 지루하지 않았다.

사진출처 탐정: 리턴즈 | 다음영화 (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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